저는 한동안 단백질을 ‘하루 총량’으로만 셌습니다. 체중 60kg이면 대충 60g. 그 숫자만 넘기면 오늘은 잘 먹은 날이라고 생각했어요. 그런데 작년 가을쯤, 계란 프라이 하나 놓고 앉아 있다가 문득 이상했습니다. 아침이 너무 가볍다.
그래서 일주일치를 끼니별로 나눠 적어봤습니다. 손으로요. 결과가 좀 웃겼습니다. 아침 5~8g, 점심 20g 남짓, 저녁 35~40g. 총합은 60g을 넘긴 날도 많았는데, 하루 중 3분의 2를 저녁 한 끼에 몰아넣고 있었더라고요. 혹시 여러분 식단도 그렇지 않나요? 아침은 커피랑 토스트, 저녁엔 삼겹살.
총량은 맞는데 왜 허전했을까
몸이 단백질을 쓰는 방식이 은행 통장 같지 않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읽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. 한 번에 왕창 넣는다고 그게 다 저축되는 게 아니라는 거죠. 한 끼에 20~30g 정도씩 나눠서 들어올 때 몸이 더 잘 쓴다는 설명이었는데,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 메커니즘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. 다만 제 몸에서 느낀 건 있었어요.

아침을 계란 하나에서 계란 둘 + 두부 반 모로 바꾼 게 작년 11월 초입니다. 대단한 변화는 없었어요. 근육이 붙는다거나 그런 건 전혀. 근데 오전 11시쯤 찾아오던 그 ‘뭔가 허전해서 자꾸 냉장고 여는’ 느낌이 확실히 줄었습니다. 간식으로 집어먹던 과자가 자연스럽게 빠졌고요. 그거 하나만으로도 저한테는 남는 장사였습니다.
밥상에 이미 있는데 안 세고 있던 것들
여기서 제가 크게 착각했던 부분을 말씀드려야겠네요. 저는 단백질 하면 고기, 계란, 닭가슴살만 셌습니다. 나머지는 ‘반찬’이었어요.
그런데 실제로 계산해보니 한식 밥상은 생각보다 단백질이 흩어져 있습니다. 밥 한 공기에도 5~6g 정도 들어 있어요. 쌀에 단백질이 있다는 걸 저는 마흔 넘어서 알았습니다. 된장찌개에 두부 몇 조각 들어가면 그것만 5g 안팎, 콩나물이나 시금치 무침 같은 나물류도 조금씩 보탭니다. 김치찌개에 돼지고기 조금 들어가면 또 몇 그램.

그러니까 평범한 한식 저녁 한 상이면, 고기가 메인이 아니어도 20g 근처는 이미 채워지고 있었던 겁니다. 저는 그걸 0으로 세고 있었으니 “나는 단백질이 부족하다”고 겁먹은 채 저녁에 고기를 더 얹었던 거죠. 편중이 심해진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.
반대로 아침은 정말로 비어 있었습니다. 토스트 한 장에 커피. 많이 쳐줘야 5g. 여기가 진짜 구멍이었어요.
제가 실제로 쓰는 아침 조합 몇 가지
거창한 식단표는 못 만듭니다. 저는 아침에 5분 이상 못 써요. 그래서 ‘조합’으로만 기억합니다.
계란 두 개 삶아두고 하나 먹기. 이건 기본이고 12~13g쯤 됩니다. 주말에 열 개 삶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평일이 편해요. 두 번 정도 상해서 버린 적 있는데, 껍질 안 까고 넣어두니 괜찮아졌습니다.

두부 반 모를 그냥 데워 간장 조금 뿌려 먹기. 8g 안팎. 저는 이걸 제일 자주 합니다. 씻을 게 없어서요.

우유나 두유 한 팩 곁들이기. 6~7g. 밥 먹을 시간 없는 날엔 이거라도.
그릭요거트에 견과류. 브랜드마다 다른데 10g 넘는 것도 있습니다. 뒷면 영양성분표 보시면 나와요. 저는 마트에서 요거트 뒤집어 보다가 같은 자리에서 단백질이 3g인 제품과 12g인 제품이 나란히 있는 걸 보고 좀 놀랐습니다. 이름은 둘 다 요거트였거든요.
이 중 두 개만 겹쳐도 아침이 15~20g이 됩니다. 계란 하나에 두유 한 팩이면 끝나요. 준비 시간 3분.
점심은 사실 밖에서 사 먹는 날이 많아서 제가 통제를 못 합니다. 대신 국밥이나 백반 같은 걸 고를 때 고기나 계란이 들어간 쪽으로 슬쩍 기울이는 정도만 합니다. 김밥 먹을 때 참치김밥 고르는 것도 그런 거고요.

저녁은 오히려 줄였습니다. 이게 반전인데, 아침에 넣으니 저녁에 그렇게까지 안 당기더라고요. 고기 200g 굽던 걸 150g으로 줄이고 두부나 나물을 늘렸습니다. 총량은 비슷한데 배가 훨씬 편합니다.
한 가지 덧붙이면, 저는 단백질 보충제를 아예 안 쓰지는 않습니다. 운동 다녀온 날은 마셔요. 근데 그건 밥상이 안 될 때의 보험이지 기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 가루로 채운 날은 이상하게 배는 안 부르고 그날 저녁에 군것질이 늘더라고요. 이건 순전히 제 경우입니다.
숫자 얘기를 조금만 더 하면, 보통 성인 기준 권장량은 체중 1kg당 0.8g 정도로 잡습니다. 60kg이면 48g, 70kg이면 56g. 활동량이 많거나 나이가 들면 좀 더 필요하다는 얘기도 많고요. 근데 저는 이 숫자를 매일 계산하지 않습니다. 못 해요. 그냥 ‘아침에 15g은 들어갔나’ 이거 하나만 봅니다. 나머지는 평소 밥상이 알아서 채워주더군요.

기록도 오래 안 했습니다. 2주쯤 적다가 그만뒀어요. 대신 그 2주 동안 내 아침이 얼마나 비어 있는지는 확실히 알게 됐고, 그 감각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. 매일 재는 것보다 한 번 제대로 들여다보는 게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.
물론 지병이 있거나 신장 쪽에 문제가 있으신 분들은 단백질 양을 임의로 늘리면 안 된다고 하니, 그건 꼭 검진 결과나 담당 의사 말씀을 따르시는 게 맞습니다. 저는 그냥 아침이 허전했던 사람일 뿐이에요.
참고 자료
– 식품안전나라 — 식품별 영양성분 정보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
– 국민건강보험공단 — 건강검진 결과와 건강정보 확인
– 질병관리청 —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영양 관련 통계 자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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