솔직히 말씀드릴게요. 저도 한때 “월급 외 수입 100만원!” 이런 유튜브 썸네일에 홀려서 부업 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. 2021년 겨울이었나, 그때 회사에서 연봉협상이 영 시원찮게 끝나고 나서요. 통장 잔고 보면서 한숨 쉬다가 결심했죠. “나도 뭐라도 해야겠다.”
그래서 3년 정도 이것저것 해봤습니다. 블로그도 하고, 스마트스토어도 잠깐 기웃거리고, 크몽에서 PPT 만들어주는 일도 했고요. 결론부터 말하면 — 부업으로 인생 역전? 그건 좀 과장이에요. 그런데 부업이 의미가 없냐? 그것도 아니에요. 제 경험을 좀 풀어볼게요.
처음에 뭐든 다 해보려다가 망한 이야기
저는 첫 6개월을 거의 날렸습니다. 진짜요. 유튜브에서 “이거 하면 월 300” 하면 그거 하고, “요즘은 이게 대세” 하면 또 그거 하고. 스마트스토어 강의 결제한 게 39만원이었는데, 그거 듣고 실제로 매출 난 건 28,000원어치 양말 하나였어요. 마진 빼면 3천원 남았나? 웃프죠.

그때 알았어요. 부업도 자기 일상이랑 안 맞으면 절대 못 버틴다는 거. 저는 퇴근하고 9시쯤 집에 오는 사람인데, 그때부터 사진 찍고 상세페이지 만들고 CS 응대를? 한 달 하니까 번아웃이 오더라고요. 본업까지 흔들리기 시작했어요.
혹시 여러분도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? 의욕만 앞서서 일단 결제부터 하는 거. 저는 그 39만원이 제일 비싼 수업료였던 것 같아요. 차라리 그 돈으로 적금을 들었으면 이자라도 나왔을 텐데.
그래서 뭐가 남았냐면요
부업을 정리해보니까 결국 두 부류더라고요. 시간을 파는 일, 그리고 시간이 쌓이는 일.
크몽에서 PPT 만드는 건 시간을 파는 일이에요. 한 건당 5만원~15만원 받고 작업하는 건데, 손 떼면 수입도 그날로 끝. 대신 시작이 빨라요. 저는 회사에서 어차피 PPT를 매일 만드니까 진입장벽이 거의 없었거든요. 첫 달에 23만원 벌었어요. 많진 않지만 통장에 찍히니까 기분은 좋더라고요.

블로그는 시간이 쌓이는 일이에요. 6개월 동안 거의 수입 0원. 진짜 0원. 댓글도 별로 없고. 그런데 1년쯤 지나니까 광고 수익이 월 8만원, 12만원, 이렇게 조금씩 늘었어요. 지금은 그래도 안정적으로 월 20~40만원 정도 들어와요. 글 안 써도 들어오는 게 신기하긴 한데, 처음 6개월의 그 막막함을 견딘 사람만 알 수 있는 영역인 것 같아요.
사실 저도 잘 모르겠는데, 어떤 게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려워요. 사람마다 성향이 너무 다르니까요. 저처럼 꾸준한 거 잘하는 사람은 후자가 맞고, 빨리 결과 봐야 동기부여 되는 분들은 전자가 나을 수도 있어요.
부업하면서 진짜 챙겨야 하는 건 따로 있어요
이게 제일 하고 싶은 얘기예요. 부업으로 들어온 돈, 그거 어디로 가는지 추적 안 하면 그냥 사라져요. 진짜로요.

저는 첫 1년 동안 부업으로 대충 400만원 정도 벌었는데, 그 돈이 어디 갔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. 아마 배달음식이랑 충동구매로 다 나갔겠죠. “내가 더 벌었으니까 좀 써도 돼”라는 마음이 은근히 무섭더라고요. 보상심리라고 해야 하나.
그래서 2년차부터는 부업 통장을 따로 만들었어요.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에다가 들어오는 족족 넣어두고, 80%는 무조건 손 안 대기. 나머지 20%로만 저한테 보상. 이게 효과가 컸어요. 작년에 그렇게 모은 돈으로 비상금 500만원을 만들었거든요. 부업의 진짜 가치는 여기에 있다고 봐요. 본업 월급은 생활비로 다 쓰니까, 부업 수입이 자산 형성의 씨앗이 되는 거죠.
그리고 세금. 이거 진짜 까먹지 마세요. 저는 첫해에 종합소득세 신고 안 했다가 다음 해에 가산세까지 해서 좀 토했어요. 금액 크진 않았는데 기분이 너무 안 좋더라고요. 연 300만원 넘게 부업 수입 생기면 무조건 5월에 신고하셔야 해요. 홈택스 들어가서 모두채움 신고 누르면 생각보다 쉬워요.

마지막으로 — 부업이 안 맞는 사람도 있어요
이거 솔직히 말씀드리고 싶어요. 부업 안 하는 게 더 나은 사람도 있어요. 본업에서 성장 곡선이 가파른 시기인데 부업한다고 에너지 분산시키면 오히려 손해예요. 제 친구 하나는 부업 접고 본업 자격증 따서 연봉 700만원 올렸거든요. 그게 훨씬 효율적이죠.
부업은 만능열쇠가 아니에요. 그냥 선택지 중 하나. 본업이 안정적이고, 저녁 시간에 여유가 있고, 뭔가 꾸준히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하는 분들한테 어울리는 옵션이에요. 한 달에 20만원만 더 벌어도 1년이면 240만원이고, 그게 비상금이 되거나 적금이 되면 마음이 한결 든든해져요. 그 정도면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.
저처럼 39만원짜리 수업료 내지 마시고, 일단 자기가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. 화려한 거 말고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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