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서역 3번 승강장에서 커피를 들고 서 있던 게 6월 중순이었습니다. 그날도 저는 습관처럼 앱 두 개를 번갈아 열고 있었어요. 하나는 코레일톡, 하나는 SRT. 목적지는 같은 부산인데 앱은 두 개고, 회원번호도 두 개고, 쌓인 포인트도 따로였습니다. 이걸 몇 년째 했습니다.
그러다 통합 발표를 봤습니다. 한 앱에서 다 되고, 운임도 10% 내린다고요. 첫 반응은 “드디어”였는데, 두 번째 반응은 좀 달랐습니다. 제 SRT 계정에 조금씩 쌓아둔 마일리지가 떠올랐거든요.
기사들은 대부분 “얼마 싸지나”에서 멈춰 있더라고요. 그런데 두 앱을 다 쓰던 사람 입장에서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습니다. 포인트는 어떻게 되는가, 그리고 수서역 좌석난은 정말 풀리는가. 이게 훨씬 컸어요.

핵심만 먼저
– 2026년 8월 2일 보도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코레일과 SR이 통합되고, 통합 코레일 출범 후 3년간 기존 KTX 운임 대비 10% 할인이 적용됩니다.
– 통합 예매 앱 ‘코레일+’는 8월 3일 오전 9시부터 운영에 들어갔습니다. KTX와 SRT를 한 곳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.
– 마일리지는 유지됩니다. 발표 내용상 운임의 5%씩 적립되는 제도를 이어간다고 명시돼 있습니다.
– 좌석난이 심했던 수서 출발 구간 좌석 공급이 약 30% 증가한다는 게 국토부 설명입니다. 저는 요금보다 이 대목이 더 반가웠습니다.
– 참고로 올해 5월 15일 KTX-SRT 중련(연결) 운행이 시작되면서, 수서 출발·도착 KTX 운임은 이미 10% 내려 SRT 수준에 맞춰졌습니다.
10% 인하, 제 구간 숫자로 계산해보면

숫자는 제가 지어내지 않고 보도된 운임을 그대로 놓고 계산했습니다. 아래 ‘인하 후’는 그 운임에 10%를 적용한 제 계산값(추정)이지, 확정 고시 요금이 아닙니다. 열차편·요일·좌석 종류에 따라 실제 결제액은 달라집니다.
| 구간 | 보도 기준 일반실 운임 | 산출식 | 인하 후(추정) |
|---|---|---|---|
| 서울–부산 KTX | 59,800원 | 59,800 × 0.9 | 약 53,820원 |
| 수서–부산 SRT | 52,900원 | 기존 SRT 수준 | 52,900원 선 |
| 서울–부산 왕복 2인 | 59,800 × 4 = 239,200원 | 239,200 × 0.9 | 약 215,280원 (약 24,000원 차이) |
1인 편도로 보면 5,980원입니다. 커피 한 잔 반 정도예요. 작죠.
그런데 저는 이 표를 보면서 좀 다르게 느꼈습니다. 네 식구가 명절에 왕복하면 2만 4천 원 가까이 됩니다. 1년에 서너 번이면 7~8만 원이고요. 여행 다니는 사람한테는 이게 숙소 반나절 값입니다. 그리고 3년간 적용이라니, 기간을 곱하면 또 달라집니다.

쌓아둔 마일리지, 그대로 갑니다 — 다만 캡처는 떠두세요
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걱정이었습니다. 서비스가 합쳐질 때 포인트가 조용히 사라지는 걸 다른 데서 겪어봤거든요.
다행히 발표에는 마일리지 제도를 유지한다고 나와 있습니다. 운임의 5%씩 적립되는 방식이요. 5%면 서울–부산 한 번 탈 때 약 2,990원어치입니다(59,800 × 0.05). 열 번이면 3만 원 언저리죠.
그래도 저는 6월에 두 앱을 다 열고 캡처를 떴습니다. 회원번호, 잔여 포인트, 유효기간이 한 화면에 나오게요. 계정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화면 숫자가 잠깐 이상하게 보이는 일은 생길 수 있습니다. 그때 “원래 얼마였는지”를 증명할 게 저한테 있어야 문의가 됩니다. 캡처 한 장 뜨는 데 30초예요.

혹시 여러분도 두 앱을 다 쓰고 계신가요? 그렇다면 통합 초기에 한 번만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.
수서 좌석 30% 증가, 이게 저한테는 10%보다 큽니다
수서역에서 부산 가는 표를 못 구해서 서울역으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. 그날 왕복 지하철로 날린 시간이 한 시간 반쯤 됐어요. 요금은 SRT가 6,900원 쌌지만(59,800 − 52,900), 저는 그 시간이 더 아까웠습니다.
국토부는 수서 출발 구간 좌석 공급이 30%가량 늘어난다고 했습니다. 이게 그대로 실현되면, 판교·분당·위례처럼 남쪽에 사는 분들한테는 요금 인하보다 체감이 클 겁니다. 표가 없어서 못 타는 것과 6천 원 비싼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요.
다만 저는 반쯤만 기대하고 있습니다. 좌석이 늘면 수요도 같이 몰리거든요. 싸지면 사람이 붙는 건 어디나 비슷하더라고요.

통합돼도 안 없어지는 것: 수서역과 서울역의 거리
앱이 하나가 되고 요금 차이가 줄어도, 열차가 어디서 출발하는지는 그대로입니다.
저는 강북에 삽니다. 수서역까지 지하철로 40분이 넘습니다. 반대로 분당 사는 친구는 서울역 가는 게 고역이라 무조건 수서를 씁니다. 가격 차이가 줄어들수록 판단 기준은 ‘접근 시간’만 남아요. 저는 통합 앱 예매창에서 금액 칸보다 출발역 칸을 먼저 볼 생각입니다. 아침 7시 기차라면 더더욱이요.
이게 어떻게 보면 좋은 변화입니다. 고민할 게 하나 줄었으니까요.
통합 직후 한 달, 제가 조심하려는 것들
시스템이 합쳐지는 첫 달은 늘 시끄럽습니다. 9월 초 일정에 저는 중요한 약속을 기차에 걸지 않으려고 합니다.

구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. 결혼식이나 발표처럼 늦으면 안 되는 일정은 한 편 앞 열차로 잡습니다. 환불·변경 수수료 체계가 어느 쪽 방식을 따르는지 결제 전에 확인합니다. 그리고 다가오는 여행 표는 캡처해둡니다. 앱이 바뀌면 기존 앱 예매 내역이 한동안 안 보일 수 있거든요.
지난달에 저는 앱 업데이트 한 번에 승차권 목록이 빈 화면으로 뜬 걸 봤습니다. 몇 분 뒤에 돌아왔지만, 그게 승강장에서였다면 식은땀 났을 겁니다.
그래서 여행 계획을 어떻게 바꿨냐면
솔직히 10% 때문에 여행지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. 5,980원으로 안 가던 데를 가게 되진 않더라고요.
대신 바뀐 게 하나 있습니다. 예전엔 “이번엔 SRT가 싸니까 수서”로 정했는데, 이제는 출발 시간대와 역 접근으로만 정하기로 했습니다. 그리고 주말 표는 지금보다 한 주 더 일찍 잡을 생각입니다. 싸지고 좌석이 늘어도, 몰리는 시간대는 결국 몰리니까요.

자주 묻는 질문
Q. 이미 예매해둔 9월 표도 10% 깎아주나요?
보통 이런 인하는 시행일 이후 발권분부터 적용됩니다. 저는 취소 후 재발권이 이득인지 계산해볼 참인데, 취소 수수료가 붙는 시점이면 손해일 수 있어요. 서울–부산 기준 인하폭이 5,980원이니 수수료가 그보다 크면 그냥 타는 게 낫습니다. 정확한 적용 기준은 공식 공지로 확인하세요.
Q. 할인은 언제까지인가요?
보도된 내용은 통합 출범 후 3년입니다. 그 이후는 저도 모릅니다. 확인할 정보가 부족해 판단하지 않겠습니다.
Q. 앱을 새로 깔아야 하나요?
통합 앱 ‘코레일+’로 안내가 나왔습니다. 저는 부모님 폰을 대신 봐드려야 해서, 두 분 계정 정보를 미리 종이에 적어뒀어요. 어르신들은 통합 과정에서 로그인 한 번 막히면 그날 표를 못 끊습니다. 이게 생각보다 큽니다.
참고 자료
– 국토교통부 — 철도 운영 통합·운임 관련 공식 발표
– 정책브리핑 — 정부 발표 원문 확인
– 코레일 레츠코레일 — 예매 및 할인제도 공지
– SRT 예매 — SRT 승차권·회원 정보 확인
– 이 글의 운임·일정 수치 출처: 한국경제, 노컷뉴스, SBS 뉴스
요금과 시행 내용은 공지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. 인하 후 금액은 보도된 운임에 10%를 적용한 제 계산값이니, 결제 전에 공식 공지를 한 번 더 확인해주세요.
